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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찾아서 - 4
4. 결단에는 고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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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이야기 >
직장인이 된 린은 회사 내에서 잠재적인 은따를 당하고 있다.
의사가 된 마키는 린이 보고 싶어 연락을 했으나 힘들다는 린의 혼잣말을 듣게 된다.
린에게 가고 싶지만 마키는 일 때문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
한편, 린은 회사에서 대리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린과 하나요는 친하지만 린은 하나요에게 제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고
하나요는 그런 린에게 '배려'라는 명목으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다.
린은 결국 힘든 회사생활을 소화하지 못하고 병원에 실려가게 되고,
마키의 간호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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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직장인이라구-"
마키의 말에 대꾸하는 린은 어느새 눈을 뜨고 있었다. 하루동안 온갖 사람들 걱정이란 걱정은 다 시켜 놓고서 편안하게 잠을 잔 모양이였다. 그래도 무사히 깨어났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몰려오며 올라오려는 입꼬리를 억눌렀다. 이렇게 사람 마음고생을 시키다니. 마키는 린을 새침하게 흘겨보았다. 그런 마키의 표정에서 뭔가의 기운을 감지한 듯 린은 한참이나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실은 마키는 속상했다. 회사 일에 찌들어가며 있는 것도 속상하던 참인데, 고작 마키가 흘겨보는 것만으로도 린은 소심해진 표정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는 린의 모습에 마키는 조금 더 속상함이 올라왔다.
"린,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잖아."
"응. 그렇긴..하지만."
순순히 린은 힘든 것을 인정하는 약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린이 힘든 모습을 보이는 건 마키에게는 가슴이 찢어지는 무언가였다. 찢어진 마음에서 분노가 올라온다.
"그럴거면 회사 관둬."
말은 뱉어내는 건 쉽다. 그렇지만 주워담는 것은 세상 어려운 일이다. 퉁명스러운 마키의 말에 린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화가 잔뜩 난 얼굴. 마키는 린에게 이런 반응을 바란 건 아니었다. 이런 말을 할 생각도 추호도 없었지만. 마키는 아차, 하고 입을 다물었으나 이번에는 린의 표정이 부루퉁해졌다.
" 안 관둬. 힘들지 않아."
"무슨 소리야, 너-"
힘들다는 말 나에게 했잖아.
목끝까지 올라오는 말을 이번에는 마키가 용케 삼켰다. 침묵이 오갔지만 누구 하나 쉽게 말을 꺼내지 않았다. 먼저 말을 꺼낸 건 마키였다.
"옛날같지 않아졌어. 너."
"그래. 마키짱. 당연히 옛날같을 수 없어. 내가 언제까지 고등학교 1학년의 호시조라 린일거라고 생각해? 우리는 이미 나이가 이렇게나 들었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너는 너의 사회생활에 적응해가고 있고 나는 나대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그 일에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건 아니야."
린이 한숨을 크게 쉬었다.
"네 말 기분나빠."
린과 마키는 서로 침묵 속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불편한 기색을 내뿜으며 린은 헛기침을 두어 번 했지만 마키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침대에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린이 마키에게 느끼는 감정은 언짢음 뿐이었다.
마키의 말대로 일이 힘들었던 것은 맞았다. 그렇지만 이를 악물고서라도 버텼던 이유는 다름아닌 마키 그녀 때문이였다. 자신도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기는 어려웠지만 분명히 떠오르는 기억은 마키 때문이었다. 술을 한참 마셨던 대학교 초년생일 때, 술을 많이 마시던 그녀에게 엄청 혼을 냈던 마키의 말 한마디-. 술 마시지 말라는 그 말 한마디 말이다.
"마키쨩이!"
술 마시지 말라고 그랬잖아. 그 말을 꺼내려다가 그녀 자신조차도 어이가 없었다. 단순히 술 많이 마시지 말라는 충고의 조언이었는데. 그 날부터 그 말은 린에게는 모든 것을 버티게 만들어주었다. 힘들어도 이런 일 따위에 지면서 술이나 마셔야겠냐며 참고, 울고 싶어도 참고. 참고, 또 참고. 이상했다. 마키의 말은 마법처럼 린의 모든 행동을 구속해왔다. 린은 그렇게 참아온 것이었다.
"마키쨩이, 참으라고 했잖아!!"
결국 린은 억울함에 눈물을 두어방울 뚝 뚝 하고 흘러내릴 구밖에 없었다. 자신을 매몰치게 사회에 적응하게 만들고 시시한 어른이 되도록 만든 건 마키였다. 자신이 지금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며 마키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마법같은 마키의 그런 잔소리에 힘들어도 억지로 살아왔던 것 같은데. 회사를 관두라니 어쩌라니. 지금같은 상황에서 린은 마키를 보기 싫었다.
"똑같은 말 하려면 나가."
"싫어."
마키는 움찔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린을 울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한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참으라고 말한 적은 없었는데. 자신을 내쫓듯 말하는 린의 모습에 마키는 화가 치솟아 오르려다가 심호흡을 했다.
어딘가가 자꾸 조금씩 뒤틀려 있다. 그걸 바로잡고 싶지만 바로잡기 전 린을 위로해 주는 게 먼저다. 린은 우는 모습이 더 못생겼으니까 말이다. 여기서 또 잘못 말하면 후회할 걸 잘 알고 있다. 마키는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미안하다고 말하기에는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지만 린은 지금 화난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미안해, 린. 화내서."
무작정 용기를 내었지만 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서 핸드폰을 꺼냈다. 린에게 주고싶었던 선물도 있고.
"바람이라도 좀 쐬러 나가자."
바깥 말하는건가? 린은 그저 간단한 부탁인 줄 알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비행기 예약할게. 2주."
비, 비행기? 린이 휙 하고 고개를 돌리자 스마트폰으로 이미 예약을 마쳤는지 화면에는 예약이 완료되었다는 글자가 떠 있었다.
"뭐, 뭐야?"
"머리 좀 식히자. 연차 내."
"왜 이렇게 제멋대로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연차 내."
린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이 오간다. 쓰러진 탓에 병원비, 그것도 마키가 선심을 써준 탓에 1인실을 쓰는 비용은 제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달이 마지막인 집 재계약도 있다. 적금을 깨도 모자랄 판에. 절대 안 된다.
"우리집 와서 지내도 돼."
"마키짱!"
"내가 욕심부린 거니까. 부담갖지 말고 와."
그놈의 고집은. 린은 투덜투덜거렸지만 이미 비행기표까지 예매해 놓은 이상 취소하게 된다면 수수료도 장난이 아닐 것이다. 이런 계산부터 먼저 하게 된다. 시간이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 린은 잘못이 없다. 이번에는 고집을 한 풀 꺾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일 퇴원하게 되면 이사 준비부터 하면서 일, 여행 준비까지 힘들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
"작가님, 이번 편도 완전히 대박났어요!"
"우와."
인상 좋은 남자가 그녀의 앞에서 연신 떠들어대지만 그녀는 잠자코 듣고 있었다. 이번에 몇 부가 팔렸고, 수십 통의 팬레터가 도착해서 박스째 들고왔다고 자랑하고, 다음 화는 어떻게 될 것인지 묻고, 의견을 늘어놓는다. 완전히 제멋대로같으면서도 활기찬 모습으로 수다스러운 이 남자는 그녀의 담당자다. 그 모습에 하나요는 옅게 웃었다. 웃었어요, 웃었죠? 이를 드러내며 웃는 남자는 그녀에게 몸을 좀 더 가까이 붙이며 넉살좋게 물어왔다.
"이번에도 작가의 말에 아무것도 안 적었더라구요. 이번은 좀 적어주세요."
"에..정말 쓸 말이 없는걸요. 일러로 대체해 주세요."
"일러작가도 겨우 구하는데 좀 써주시지!"
그래도. 난혹감을 표시하자 인상 좋은 남자도 덩달에 기분이 낮아졌다. 낮은 분위기를 다시 업시키고자 남자는 다시 빙글빙글 웃는다.
"음- 이제 슬슬 다음 글 스토리 짜야 할 거잖아요. 그 때 회사에서 엄청 밀어주신다고 회의 때 나왔어요. 잘 됐죠?!"
"아, 그래서 말인데요 담당자님...그래서 초안을 좀 적어왔어요."
그녀는 억지로 입을 떼었다. 이런 말 하기 참 힘든 거 알지만. 입 안이 바싹바싹 말라오는 걸 참았다. 지금 쓰고 있는 글도 제 마음에 썩 드는 것이었지만 역시 쓰고싶은 걸 쓰고 싶었다. 원고를 보는 남자의 인상이 점점 찌푸려졌다.
"작가님, 작가님 마음은 알겠는데요."
"..."
"저희랑 계약, 하셨잖아요."
"...알아요."
"그런데..하! 동...동성이라는 건 나쁘지 않은데요!"
나쁘다는 말로 들려요,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았다. 씩씩대며 얼굴이 붉어진 남자가 그녀의 눈치를 본다. 진정을 시키려는 듯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원하게 쭈욱 들이켰다.
"아는데! 저도 작가님 마음알지만요! 계약이래요.. 작가님."
"..."
"죄송해요. 작가님."
되려 고개를 숙여야 할 것은 그녀 자신인데. 담당자가 고개를 꾸벅하고 수그리는 걸 보며 하나요는 마음이 착잡해져오는 것을 느꼈다. 속이 깝깝했다. 모처럼 쓴 기획 내용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내용 자체는 좋으니 그대로 살려보자는 말에 하나요는 고개를 저었다. 반도 마시지 않은 커피잔을 뒤로 하고 나왔다. 이번 화도 잘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다시 병원에 가고 싶지만 이런 표정으로 과로로 쓰러졌던 린에게 얼굴을 보이는 것도 미안스러울 따름이었다. 린에게서 하나요는. 모든 것을 지지해주는 나무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했다. 그렇기에 하나요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발걸음이 자연스레 향한 곳은 가파른 계단 위에 있는 학교였다. 모두가 하교한 학교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 돋보이는 깨끗한 곳이었다.
"오랜만이네."
졸업하고 얼마만이지, 손가락을 들어 세아리려다가 하나요는 손을 내렸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난 거 세아려봤자 마음만 아플 뿐이다. 벤치에 앉으니 교복을 입었던 그 옛날이 생각났다. 벤치에 앉아서 같이 도시락을 먹거나, 방과 후에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같이 웃고 떠들던 시간까지. 지금 자신은 혼자지만 추억 속에서는 셋이서 함께였다.
"린."
보고싶은 이름을 부른다.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녀 하나다. 마키에게는 미안하지만 린의 옆에는 자신이 가장 잘 어울린다. 좋아해, 그렇게 소리쳤던 뮤즈 때의 어느 무대가 생각났다. 글의 구상이 떠오른다. 그녀와의 이야기를 각색해 소설로 구상한다. 좋아해, 좋아해. 린의 옆에는 당연히 하나요, 제 자신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일어나려던 찰나 그녀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한 통 날아온다.
[바람 쐬러 가자.]
사진이 첨부딘 마키의 짧은 문자에는 비행기 표가 들어가 있었다. 세 명의 인원이 찍혀져 있는 것은 분명 마키의 배려이다. 2주 뒤면 마감이 겹쳐 조금 빡빡하기는 하지만 당연히 가야지. 스마트폰의 화면을 끄며 하나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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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읽고싶다고 했지만 네 일을 떠넘기는건 아니지!"
"부탁 좀 하자! 작가의말 내가 지어서라도 내고 싶은데 그럼 안된다잖아. 오늘은 또 뭐래는 줄 알아? 다음 소설은 동성소설로 쓰고 싶대. 나 잘리는 꼴 보고싶은 거 아니겠지? 아 정마아아알-"
코토리는 귀를 막았다. 시끄럽게 구는 이 남자를 어떻게 해야할 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무보수로 부려먹히는 건 딱 질색이다. 처음에는 남자의 부탁으로 간단한 일러를 넣게 되었다. 작가의 말을 쓸 수가 없다는 작가의 속사정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나 뭐라나. 좁은 출판사 바닥에서 거절은 독이었기에 흙 씹은 듯 해주고 있었으나 생각보다 그가 매달 보여주는 글은 재미있었기 때문에 반 자발적으로 해주고 있었다.
"뭐, 뭐라도 사고 얘기하지?"
"내가 최근에 누나들에게 귀뜸받은 음식점 있는데! 고?"
"고!"
한 숨 덜었다는 듯 웃는 남자를 뒤로하고 코토리는 초안이라고 적힌 글을 팔락팔락하고 넘겼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누구라도 빠져 들어갈 것 같았다. 이전 글들은 읽으면서 가장 껄끄러웠던 부분은 왜 주인공이 남자와 여자인지였다. 코토리는 이상하게 이 글을 읽을 때마다 기본적인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인지 궁금해했다. 철학적인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왠지 모르게 이상했다. 그러나 오늘, 남자의 투덜거림과 내던져진 초안에서 정답을 조금 찾은 느낌을 받았다. 동성이면 또 어떻고 이성이면 또 어떻길래. 똑같은 사랑이야기에 차별을 두는 그 남자가 이상해 보였다. 이 작가는 작가 나름대로 엄청난 용기를 낸 것으로 보이는데. 코토리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작가에게 조금은 호기심이 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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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연차를 쓰시려고요?"
"..네. 그렇습니다. 생각 정리도 좀 하고 싶습니다."
하세요.
대리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며 연차 서류를 받아들였다. 한참을 서류를 보던 그는 린과 눈을 마주쳐왔다.
"그깟것도 못 견뎌서 과로같은 걸로 쓰러진 데다가 생각정리라. 가지가지네요. 호시조라 상도."
"..."
"산업 스파이, 같은건가. 설마? 그때 그 잡지 말이야."
잡지- 아. 린은 그 소설이 있던 잡지를 생각해냈다. 잡소문들이 무성한 이 회사에서 버텨온 자신이 그 말 한마디에 속에서부터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부터 이 회사는 자신을 신뢰하지 않았다. 이를 꽉 악물고 견뎌왔던 회사인데 존중해주지 않는다. 홧김인지 아니면 오래된 생각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사를 나가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다. 비아냥거리는 대리의 말을 위로하고 린은 눈을 감았다.
"퇴사하겠습니다."
"연차다음엔 퇴사..뭐요?"
"퇴사하겠습니다."
품에 항상 넣고 다니던 사직서를 책상 위에 소리나게 놓고는 문을 쾅, 닫고 나왔다. 린은 몇 가지 챙기지 않았다. 책상 위에 있던 액자와 몇 가지 생활용품들도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녀의 행동을 아무도 제지하지 않고 쳐다볼 뿐이었다. 린은 그런 사람들의 눈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린..?"
코토리는 자신의 어깨를 치며 나가는 짧은 머리의 여자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상태였지만 볼 사이로 흐르는 눈물은 코토리에게는 가릴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아, 미나미 상. 왔나."
지친 듯한 대리의 모습에 기계적으로 싱긋, 하고 웃었다. 책상 위 놓여있는 사직서는 분위기 상으로 봤을 때에는 린의 것이 분명했다. 모르는 척 하며 사직서를 집었다.
"누구 거예요?"
"방금 나간 애."
"에- 우리 대리님이 이렇게 쉽게 사직서 막 받을 사람인가요. 섭섭하네~"
"꽤 골치아픈 녀석이잖아. 뭐, 제 발로 나간다니 좋은 거야."
속으로 혀를 찼다. 그녀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르다. 코토리는 보조개가 패일 정도로 깊게 웃었다. 가장 당황했을 때, 구석으로 내몰릴 것 같을 때 나오는 자신만의 방어기제.
"보-류, 할거죠? 부탁이예요. 호시조라 상 아니면 나 일 안할거예요."
대리는 힐끗 보다가 고개를 어쩔 수 없다는 듯 끄덕거렸다. 맘대로 하라는 거겠지. 사직서를 조용히 가방 안으로 넣으며 다시 깊게 웃었다. 하지만 머릿속은 한치의 미소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복잡, 그 상태였다. 간단히 몇 마디 얘기를 하고 나왔다. 한숨이 저절로 몰려왔다. 제 후배는 제 손으로 챙겨줘야지. 손을 놀려 린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써 내려갔다. 전화를 하면 분명 받지는 않을 거다.
[연차동안, 푹 쉬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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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늦은 죄로 제가 쓰던 텀보다는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다음 화는 좀 더 빠르게 돌아올게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사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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