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w. 쿵 눈을 감습니다. 눈앞에는 깜깜한 어둠이 펼쳐지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깜깜한 어둠은 까만 스케치북으로,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상상하든 그 위에 그려져 상상력을 더하게 만듭니다. 활을 쏠 때로 예를 들죠. 저는 수련하기 매일 전 눈을 감은 까만 스케치북 위에 화살이 날아가는 상상을 합니다. 목표를 향해 정확히 날아가는 그 찰나의 모습이 느리게, 느리게 펼쳐지곤 합니다. '쉬익-' 그렇게 화살이 날아가 어딘가에 박히는 순간 제 명상은 끝나게 됩니다. 제 까만 스케치북은 사라지고. 화살은 사라진 채. "행복해." "행복해?" 어디선가 낯선 소리.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저는 더이상 활을 쏘고 있지 않았습니다. "알파카 씨...?" 저를 올려다보는 알파카..
마음을 찾아서 - 9 마음을 찾아서. "하나요, 여기야." 근처 카페로 불러낸 건 다름아닌 코토리였다. 일러 문제라면 담당자 통해서 보내도 되는데. 만나러 간 코토리는 여전히 예뻤다. 마치 꽃처럼... 마침 코토리의 옆에 꽃다발 하나가 있었다. 노란색 프리지아 다발이었다. 꽃봉오리에서 살짝살짝 눈을 뜨고 있는 꽃들은 귀여웠다. 싱그러운 향이 벌써부터 코끝을 간지럽혔다. 샛노란 색깔에서 그녀도 모르게 린을 생각했다. "왠일이야?" "이 꽃다발, 주고 싶어서 일부러 불렀어." 저 프리지아 꽃다발이 자신에게 주는 거라니. 하나요는 얼굴을 붉히며 앉았다. 작업을 하고 있던 중이였는지 종이 위에 잉크 자국들이 만발해 있었다. 돌체라떼 하나를 주문하고 온 코토리는 수많은 종이에서 한 장을 꺼내준다. "이번이 마지막..
마음을 찾아서 - 8 하고싶은 대로. "카요짱." "울지 말고." 하나요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린의 눈을 연신 손수건으로 닦아내 주었다. 하나요의 말대로 훌쩍거리는 걸 멈추면서도 눈물은 줄줄 흘렀다. 마치 불가항력인 거 마냥. 린은 속상했다. 마키에게 그렇게 소리지른 제 자신도, 그렇게 소리지를 수 밖에 없는 인생을 산 제 자신에게. 아무것도 모른 채 린의 상처들을 고스란히 떠안아 버린 마키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 기억들은 상처가 되어 다시 린에게 남았다. "돌아가서... 사과해야.. 할까." "그냥 가자. 거의 다 왔기도 하고." 하나요의 말대로 그녀의 집은 거의 근처였다. 따뜻해 보이는 연노란색 벽돌이 눈에 띄는 곳이였다. 집은 깔끔한 편이였다. 편히 들어오라는 하나요의 말에 좁은 복도를 따라 ..
마음을 찾아서 - 7 그 말이 사실이라면. "으으...술...그만 줘 코토리이...""에에 안마시면 다음 화 일러 안 그려줘~ 여기 작가님이 본다고?""아 진짜 치사하잖아. 마신다고요오~ 하나 상, 봤죠! 크...짱 마시...썽..." 기어이 테이블에 엎어진 담당자를 두고 코토리는 하나요와 눈을 마주해왔다. 이번엔 내 차례라는 듯. "어디서 뭐하나 했더니 가까이에 있었잖아? 카요짱.""아..어..음..코토리짱.." 코토리는 고등학생 이후 더 예뻐져 있었다. 옅게 화장한 데다가 그녀와 어울리는 여리여리한 꽃 냄새가 나는 향수. 따뜻한 느낌의 아이보리 색깔의 스웨터와 숄 머플러, 꽃무늬가 자잘한 네이비색 스커트는 그녀와 어울렸다. 이런 구구절절한 얘기는 필요없을지도- 그저 코토리는 예뻤다. 하나요는 코토리가..
마음을 찾아서 6화. 시계와 여주인공 한 시간은 60개의 분으로 나뉘어진다. 일 분은 60개의 초로 나뉘어진다. 이것은 일본에 있으나, 체코에 있으나 똑같았다. 하나요는 그 반복적인 시계를 무의식적으로 보고 있었다. 숨을 가지런히 내쉬는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공기같이 당연한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눈앞에서 보는 시계의 분침과 시침은 웅장함을 한껏 뽑내고 있었다. 계속 보고 있자니 금방이라도 그 시간의 급류에 휩쓸릴 것 같았다. 아니 지금. 하나요는 그 기류에 휩쓸리고 있었다. "하나요는 크면 뭐가 되고싶어?" "나...으응.." "린이 알아! 하나요는 크면 아이돌이 될 거야!" 우와- 많은 아이들의 시선에 얼굴이 붉어지고 있는 하나요 자신이 눈앞에 환상처럼 떠올랐다. "하나요는 노래도 ..
마음을 찾아서 -5 ===== 4편 내용 힘든 회사 생활로 쓰러진 린이 마뜩찮은지 마키는 심한 말을 뱉게 되고 다투게 되는 린과 마키.하지만 마키의 일방적인 화해와 반 강제적인 떠밀림에 의해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마키의 집에서 살게 된다.한편, 하나요는 작가라는 직업이 한편 드러나게 되며, 린에 대한 하나요의 마음도 드러나게 된다. 린은 연차를 쓰려고 회사에 갔으나, 상사의 모욕적인 발언에 무작정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나, 때마침 온 코토리가 사직만은 막아주게 된다. ===== 5. 각자가 그리는 풍경 "린, 충전기 챙겼어?" "당연하다냐!" "로밍은?" "며칠 전에 신청해 놨다냐!" 굳. 마키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자 린도 똑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마지막으로 옷가지들을 하나하나 챙기는 린을 보며 ..
마음을 찾아서 - 4 4. 결단에는 고집이 필요하다 ---직장인이 된 린은 회사 내에서 잠재적인 은따를 당하고 있다.의사가 된 마키는 린이 보고 싶어 연락을 했으나 힘들다는 린의 혼잣말을 듣게 된다.린에게 가고 싶지만 마키는 일 때문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한편, 린은 회사에서 대리에게 성추행을 당한다.린과 하나요는 친하지만 린은 하나요에게 제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고하나요는 그런 린에게 '배려'라는 명목으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다.린은 결국 힘든 회사생활을 소화하지 못하고 병원에 실려가게 되고,마키의 간호를 받게 된다. ----- "올바른 직장인이라구-" 마키의 말에 대꾸하는 린은 어느새 눈을 뜨고 있었다. 하루동안 온갖 사람들 걱정이란 걱정은 다 시켜 놓고서 편안하게 잠을 잔 모양이였다. 그래도 무사히 ..
마음을 찾아서 -----------------------------직장인이 된 린은 회사 내에서 잠재적인 은따를 당하고 있다.의사가 된 마키는 린이 보고 싶어 연락을 했으나 힘들다는 린의 혼잣말을 듣게 된다.린에게 가고 싶지만 마키는 일 때문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한편, 린은 회사에서 대리에게 성추행을 당한다.린과 하나요는 친하지만 린은 하나요에게 제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고하나요는 그런 린에게 '배려'라는 명목으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다. --------------------------------- 3. 익숙하지 않은. "미나미 선생님 다음 일러분 파일 메일로 첨부해 놓았어요.""뽑아둔 분량은 두고 퇴근해요. 아, 호시조라 상.""네?""다음 기획 보고서, 내일까지 받아보고 싶네요.""그거... 기한은 ..
마음을 찾아서 2. 가혹한 건 아니고, 혹독해요. 오늘은 새삼스럽지만 린의 하루일과를 소개할게요. 우선 여섯시에는 기상을 해요. 알람은 럽윙벨이랍니다.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섰던 그 때의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일어날 때 느끼고 싶어서요. 가끔 따라 부르면서 일어나기도 해요. 일어나면 상쾌한 하루를 위해 샤워도 하고 이제는 익숙해진 화장도 슥슥 그려요. 그리고 옷. 스커트와 청바지를 고민하는 건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어요. 그래도 이제는 여성스럽게 스커트도 자주 입어요. 오늘은 정장 치마가 어울릴 것 같으니 단정하게 한 번 입어볼까 해요.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을 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서 보고는 매무새를 단정히 해요. 음, 괜찮네요. 린짱 이뻐! 혼자서 말해도 아무도 듣지 않지만 꾸민 제 모습..
마음을 찾아서 1. 누구에게나 추억은 소중하다 "스쿨아이돌-의 길을 열어준 뮤즈가 있었던 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는데요. 러브라이브 10주년 기념 영상! 다같이 한 번 보도록 하죠!" 텔레비전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이 한창인지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차트 보는데 집중이 여간 되질 않는다. 흰 가운을 입은 마키는 고운 얼굴에 주름을 몇 개 그려가면서 차트를 신경질적으로 넘겼다. "start dash.."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소리에 그녀는 자연히 손을 멈췄다. 10년 전의 자신들의 모습이 화면에 그려졌다. 교복을 입은 앳된 자신들이 강당에서 노래부르던 영상, 그리고 러브라이브 결승 무대에서 눈물을 삼키며 가장 당당한 모습으로 불렀던 노래의 무대영상까지. "꽤 오랜만이네." 마키의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