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화면이 밝아진다. 은은한 진한 파랑의 머리카락은 핸드폰 화면을 넘어서 나를 미소짓게 만들었다. 너는 웃고 있었다. 벚꽃 아래에서. 나는 그 사진을 찍어주며 네가 진짜 예쁘다고 했다. 너는 수줍어서 얼굴이 확 빨개지며 그렇지않다고 손사래를 쳤고, 그 모습이 예뻐서 연속해서 핸드폰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코토리도 같이 찍어요!" 투덜거리며 말하는 네 모습에 끌려갔다. 셀카모드로 화면을 바꾸면서도 너와 나는 벚꽃 아래에서 동네가 떠나가라 웃었다. 사진 찍어요, 사진. 그녀가 눈짓으로 화면을 가리켰다. 예쁜 표정, 예쁜 표정, 속으로 되뇌이면서 환하게 웃음지었다. 순간, 그녀의 팔이 내 어깨를 감싸쥐었다. 그리고 내 어깨 옆에 수줍게 올라온 브이. 숨막힐 듯 밀착된 너와 나의 거리에서 나는 얼굴이 빨..
이불 안에서 그녀를 꼭 껴안았다. 아직 잠의 긴 여운에서 깨지 못한 그녀가 바둥거리지도 않고 묘하게 드르렁거며 윽윽거리는 소리만 내었다. 그 숨소리조차도 무척이나 사랑스러워, 입술이 너무 부드러워 보여. 나는 못견딜 기분이 되어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그녀의 숨소리가 좀 더 답답하게 들렸다. "츄-할거야." 그녀가 나를 피할 그 잠깐의 여유도 주지 않을거다. 그녀의 입술은 달다. 달다못해 녹아 없어질 것 같은데 여전히 촉촉하게 냠냠-하고 입술을 꼬물거린다. 나의 이성은 빠르게 끊어진다. 그녀는, 아니 너는, 사랑스럽다. - "야. 너 진짜." "아....마키짱...." "뭐." 깨갱.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이불에 돌돌 말려있었다. 여기서 좀 더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어필을 하면 지금 들고 있는 국자로 한 ..
그려지지 않는단 말이야! 볼펜을 내팽겨치는 작은 손은 단호했다. 투덜투덜거리며 노트를 덮는 그녀의 표정에서는 고됨이 흘러나왔다. 이제는 자야지 다음 날 스케줄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새벽 세 시를 지나가는 시계는 여느 새벽과는 달리 조급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일어날거야, 일어날거야. 중얼거리는 그녀가 기지개를 쭈욱- 하고 편다. 다시 펼쳐 본 노트, 거기에는 단조로운 선들이 모여 화려한 장식을 그려낸 낙서들이 있었다. 노트의 한 면을 꼬옥 채워가고 있는 여러가지 그림들은 까만 선 안에서 자유로이 흘러간다.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야자와 상은 아이돌이 된 계기가 뭐예요? "반짝반짝 한 게 예뻤거든요. 갖고 싶었어요. 반짝반짝한 것." 작업하는데는 트윈테일이 좋다. 가르마를 잘 타서..